【설국으로 변한 조선의 법궁 경복궁, 눈속의 산책-5】

2013. 1. 16. 07:13여행지/서울

슬픈역사를 간직한 건청궁으로 들어왔습니다.

일제의 잔혹한 만행이 있었던 곳이지요...

바로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시신을 불살라 향원정 연못에 던져버린 전대미문의 만행이...

그리고 이 건청궁은 일제에 의해 1909년 철거되었지요...

 

 

숙연하고 처연한 마음에 가슴속에 응어리가 울컥거림을 확연히 느끼게 됩니다.

 

 

100년만에 후손의 품으로 돌아온 건청궁...

 

 

우매한 후손들은 우리의 문화유산을 100년이란 세월을 방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치욕의 역사를 방치해온 세월을 무어라 말하겠습니까...

 

 

우리의 빈약한 역사의식에 대해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마음을 추스리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백번의 겨울이 지나고 또 몇번의 겨울이 지났습니다. 건청궁의 겨울을 새로운 모습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겨울단풍은 하얀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건청궁을 돌아나와 다시금 겨울산책을 이어갑니다.

 

 

소나무는 마치 솜이불을 덮고 있는 그런 모습입니다.

저런 모습이 보기에는 좋지만 나무에는 나쁘지요,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어와

윗쪽의 눈을 아래로 떨구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고 무게를 이기지 못하게 되면,

결국 가지가 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돌아나오면서 향원정을 다시금 바라봅니다.

 

 

설경은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중국에 비해 왕궁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요,

하지만 왕궁이 크기만 하다면 그만큼 백성은 핍박받고 고생은 더 했을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중앙민속박물관 쪽의 모습도 눈과 조화를 이루어 보기에 좋습니다.

 

 

화사하고 따사로운 느낌의 담장과 전각, 그곳에는 하얀 솜사탕이 아름다운 고명을 이루고 있는듯 합니다.

 

 

바라보는 만큼 아름다운것 보다는 느끼는 만큼 아름답습니다.

 

 

높은 추녀의 고드름도 한번 바라봅니다.

어릴적엔 초가지붕 아래나 어느곳 추녀에 자라난 고드름은 장남감 칼로도 쓰였고...

뛰어 놀다 갈증을 달래주던 빙과류가 되어주기도 했었지요.

 

 

대대적인 복원이 이루어 지는 모습입니다.

진즉에 이러한 작업을 서둘렀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그 일을

한다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연세 지긋하신 노부부의 겨울산책입니다. 두분께서도 이곳에 젊은날의 추억이 있으신듯 합니다.

 

 

제 발자욱 남겨 봅니다. 눈밭으로 걸어들어와 홀로이 서서 담아보는 모습도 좋더군요.

 

 

눈이 만들어준 감사한 모습에 저는 행복해지고 있었습니다.

 

 

몇 년만에 이렇듯 눈덮힌 고궁을 거닐어 봅니다.

 

 

아름드리 나무에 남겨진 겨을의 흔적은 아주 오랜세월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겨울하늘에 열린 홍시가 한겨울 풍요를 상징하듯 주렁주렁 달려있는 모습입니다.

이제 고궁의 겨울 스케치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