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3. 07:16ㆍ여행지/경상북도
참으로 곱습니다. 봉황산 부석사로 내려오는 영주땅의 석양빛이 나그네의 감성을 한껏 돋아줍니다.
거센바람에 손이시리고 곱아오지만 어찌 잔잔히 내려앉는 이 빛의 따사로움을 마다하겠습니까.
많은 국보와 보물을 간직한 이곳이지만, 그러한 연대기 보다는 그저 보이는 모습과 느낌으로 하나하나 바라보고 있습니다.
늦은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남아있었습니다.
경내에 있는 나무들은 이미 세속의 찌듬을 벗어던지기라도 한듯 한결같이 나목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나목으로 인해 하늘과 어울어지는 모습이 있으니, 이 또한 감격스럽게 해줍니다.
어느분이 제가 카메라든 모습을 보시더니 빨리 무량수전으로 올라가서
일몰을 담으라 하시더군요. 이미 아래에서 소백산위로 드리운 구름을 보았기에...
그저 네~~~ 감사합니다. 라 답을 드렸답니다.
이렇듯 멋진모습을 보라고 알려주시는 분이 계시다는것이 얼마나 좋습니까.
잠시 멈추어 나무를 바라봤습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것이 무에 그리 대수일까 합니다.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면 그뿐인것을.
정조준은 되지않았지만 빛도 사람도 따사로움을 주고있어 올려봤습니다.
천천히 무량수전으로 향해봅니다. 하지만 뒷쪽으로 보이는 모습들은 여전히 미련을 남기기에 충분합니다.
산사의 모습을 이런모습으로 바라보는것도 매력적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범종각 사이로 빛이 퍼짐니다.
부석사란 현판과 마주하고, 안양문을 향해 가보려 합니다.
뒤꼭지가 근질거려 바라보니...
이미 오늘의 때양은 내일 다시 보자며 소백산 위로 걸린 구름속으로 살며시 들어가 버렸습니다.
아마 이와 비슷한 모습은 무량수전의 앞에가면 또 만날것 같습니다.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부석사 무량수전. 또 무량수전 일몰 하면 무수히 많은 사진과 사연들이 있겠지요.
이렇게 경내를 내려다보는 느낌도 아주 좋지요.
이곳은 그야말로 눈길이, 발길이 닿는곳은 전부 국보요 보물이라 합니다.
마침 단체관람온 분들이 계시고 해설사가 설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부석이 실제로 떠 있는가를 실험했다는 일본인들의 이야기가 있더군요.
물론 일제강점기때의 일이겠지요. 양쪽에서 실을 잡고 바위 밑으로 통과를 시켰답니다.
헌데 걸리는 곳이 없이 실이 통과를 하였다 합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무시한 사과도 아닌 바위의 이야기 입니다.
침략근성이 있는 일본인들을 놀라게 하려고 저 육중한 바위가 잠시 공중부양을 하였던 모양입니다.
산사의 후미진곳으론 이미 어둠이 찾아들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서쪽 하늘엔 아직 빛이있어 좋기만 합니다.
명승대찰의 소소한 모습들이 나그네를 행복하게 해주더군요.
이곳에서의 시간도 저물어감을 알게해주는 어둠이 천천히 다가옵니다.
무량수전 앞에서 떠나가는 해를 배웅합니다.
밝은 하루를 살았으니 이제 어둠에게 또 다른 하루를 넘겨주려 합니다.
하지만 하늘에 한점의 빛이 있을때까지 마주하고 싶기도 합니다.
망연히 떠나보내는 시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모든것이 다 때가 있고 그 쓰임이 있으니... 때를 탓하지도 별 쓰임새가 없음도 탓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넘어가는 태양의 모습을 가리고 있는 저 구름이 쓰임새가 없다면...
지독한 가뭄에 멋진 빛으로 소백산으로 넘어가는 뚜렸한 태양은 원망스런 쓰임새 이니까요.
무량수전과 작별을하고 영주시내로 향합니다.
대도시가 되었건 중소도시가 되었건.... 가장 번화한곳에는 이름있는 의류매장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삶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것이 의, 식, 주 라 하지만,
지금의 삶의 형태를 살펴보면 고급이나 명품이란 단어가 앞에 붙어야 하는거지요.
기본적인 필수요건이 어느사이에 돋보이고 부를 상징하고 필요이상의 과시욕으로
변질되어 버린것은 아닌지..... 사람이 옷을 입어야 하고, 사람이 음식을 먹어야 하고,
사람의 집에서 삶의 공간이 되어야 하건만, 옷에 사람이, 음식에 사람이, 집에 사람이
얽메어 허덕이는 이 세상이 온전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것같아 안타깝습니다.
일찍 쉬고 아침에 수도리 무섬마을로 향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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