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6. 00:05ㆍ여행지/경상북도
이른아침 영주시내에서 아침을 먹으려 했지만, 문을 연 식당이 없었습니다.
지방도시에 가면 가장 애로사항 중 하나가 휴일날 아침식사입니다.
문을 여는 식당이 태부족하여 늘 아침이 늦어지게 마련입니다.
하는수 없이 아침을 뒤로 미루고 가져간 빵으로 허기만을 달래고
수도리 무섬마을로 들어왔습니다.
이 수도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오면 주변에 주차공간이 있습니다. 물론 영주시내에서 이곳까지 버스도 다닙니다.
영주시내에서 남쪽으로 한 30분쯤 내려오면 만나는 마을입니다.
내성천 건너 언덕에 단아한 전각이 하나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곳을 찾은 이날 최초의 방문객이 우리부부인것 같습니다. 마을사람들께서도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해서 마을로 들어가지 않고 나무다리가 있는곳으로 먼저 향했습니다.
보시다시피 마을은 아직 고요속에 잠겨있었습니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S라인이라 보여집니다.
반 정도 남아있는 이파리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집사람이 갑자기 물어옵니다.
"저 다리로 건너갈거예요....?"
"왜요...?" "아이구 난 못건너가요...!!!"
"아니 여기 오면 사람들 다 건너갔다, 다시 건너오고 해요...?"
"됐네요...~~~ 난 안건너요...!"
사실 움직이지 않는 다리라 하여도 집사람에게는 무리지요.
해서 저도 이쪽편에 같이 머물르기로 했습니다.
아직 간밤에 내린 서리도 그대로 남아있는 다리의 모습입니다.
사람의 흔적이 없는 이곳은 우리부부의 놀이터처럼 느껴집니다.
이럴땐 사람들이 있어야 그래도 괜찮은건데.... 그저 흘러가는 내성천만 바라봅니다.
현대식 다리가 없었던 시절, 바깥과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을 이 길...
단절이란 인간사에 있어 얼마나 황량할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무슨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번 눈 크게뜨고 한번 건너가볼까! 라는 생각을 하는걸까...?
사실 물에 들어가도 상관없는 계절이라면 바지를 걷고 건너다 빠져도 상관이 없겠지만...
지금은 한기를 느끼기에 충분한 계절이라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고운모래가 있고 조용히 흐르는 내성천의 아침모습은 편아함을 안겨주고 있었습니다.
다리의 높이도 이곳의 수량과 수심에 맞게끔 만들어 놓은듯 합니다.
아마 여름이라면 모래위로 드러난 다리도 많은부분이 물속으로 잠길것 같습니다.
모래밭에 있는 다리를 한번 걸어보더니... 금새 건너는것은 불가능하다고 하는군요.
제 뒷바라지에 아이 낳고 아이들 뒷바라지까지 하느라 고생한 제 짝...
이제는 목교하나 건너는것도 어려워하니 마음속에 미안한 마음으로 괜시리 짠해지더군요.
다시 뚝방길로 올라와 다리를 바라보았습니다.
단절... 그리고 소통의 통로...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우린 단절된 그들만의 세상이 아닌 소통된 우리들의 세상을 꿈꾸며 삽니다.
무섬마을처럼 자연적 환경에 의해 단절을 강요 당했지만,
이 마을의 사람들은 작지만 염원을 담은 소통의 통로를 만들어 단절을 거부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소통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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