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초등학교 개교 100주년-7

2012. 5. 18. 07:20간이역

10시가 다되어 운동장에서 만난 정겨운 벗들과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규환이는 언제나 미소짓는 미소천사입니다. 현우 역시 미소가 아름답습니다.

무지하게 오랫만에 만난 상흠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그만 눈을 감고 말았네요.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자리를 마련해준 찻잔속의 풍경 여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눈을 감았던 상흠이를 위해 다시한번...  이번엔 의사선생님 눈이 제대로 입니다.

 

 

늘 점잖은 유석이는 흙과 어울어져 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석이도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다정한 벗입니다.

 

 

또 기홍이 또한 너무나 오랬만의 만남입니다.

유석이와 기홍이의 밝은 미소가 제게 커다란 환희와 더불어 그간 보지못한 미안함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이런 벗들을 왜...? 진즉에 마주하는 기쁨의 자리를 하지  않았나....? (생업이란 무거운 짐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자책하면서도 이 미소에 저도 같이 녹이듭니다.

 

 

현우와 상흠이가 기념사진 찍으라 합니다. 친구의 명령은 지상과제... 헐~~  상흠이가 또다시 '크로즈드 아이'네요.

 

 

그래서 싱싱한 모습 담아봅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현우가...  이런게 순간포착의 묘미이고, 사진이 지닌 매력이기도 하지요.

사람을 온전히 담아 낼수 있는건 이렇게 수십년 지기들의 꾸밈없는 우정이 아니면 어렵지요.

 

 

기홍이랑 통화를 하던 흥순이가 왔습니다.

중학때 제가 한양으로 전학가고 그 후로 처음의 조우입니다...

기홍이가 전화 통화를 할적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40여년만의 만남...  흥순이는 날 알아볼까..? 흥순인 얼마나 변했을까...? 하지만 기우였습니다.

보는 순간 아...! 라는 가슴속 감탄이 밀려옵니다. 그모습 그대로 나타난 흥순이...  정말 벅차오르더군요.

 

 

가라앉지 않는 희열을 억누루고 기쁨의 시간을 갖어봅니다.

대전에 있는 흥순이는 이밤에 다시 대전을 향한답니다.

대전의 유력인사 중 한명이되어있는 벗의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기쁨니다.

친구의 성공보다 변함없는 그 모습이 너무나 좋습니다.

 

 

돌아갈 친구는 술 대신 차를 선택합니다.

밤을 다하고 신새벽이 온다해도 아쉬울 판이지만 친구란 배려가 우선이지요.

찐한 쌍화차로 피로를 풀라고 조언해봅니다.

 

 

이런 시간... 추억과 현실이 넘나들며 한마디 한마디에 절절한 우정과 기쁨이 넘쳐납니다.

 

  

권 커니 잣 커니 했지만... 저런 우정미소는 제 손꾸락을 자꾸 셧터로 향하게 합니다.

규환이의 말대로 "예초개교100주년 기념 57회 골수멤버"라고 칭합니다.

 

 

찻잔속의 풍경 사장님께 양해을 구하고 이 우아한 장소를 잠시 담아봅니다.

매화로 보이는 저 문짝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여보게 친구여 차나 한 잔 따르게나 차는 반 만 따르고 정을 채우게

나는 차와 정을 함께 마시리라..."  우리도 차와 술, 그리고 우정을 마시고 있습니다.

 

 

깨끗하고 잘 정돈된 주방의 모습입니다.

 

 

꽤 많은 좋은 책들이 장식용이 아닌, 찻잔과 곁들여진 철학교과서 처럼 느껴집니다.

차와 함께 독서의 즐거움도 동시에 맛볼수 있는 곳입니다.

 

 

책과 차가, 흙과 불, 그리고 장인의 정열이 고스란히 담긴 도자의 모습과 어울어집니다.

 

 

초의선사의 차에 대한 시 가 반겨줍니다.

 

 

아...! 좋다... 저건 다기(茶器)지만 난 저곳에 오이소주를 담고 우정과 개똥철학을 담아 벗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이곳엔 투박한 삶과 사랑의 역사, 그리고 업과 번뇌를 담아 마시고 싶어집니다.

 

 

옮겨서 밤을 지세고 가자던 친구는 다시 방석을 누르고 앉아버립니다.

그리고 깇어가는 밤... 심오한 양명학도 통계학도 이 밤을 떠돕니다.

 

 

누구도 지치거나 피곤과는 거리가 멉니다. 어쩜 그저 이 밤이 짧다고 탓 할 일만 남아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어릴적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100주년의 밤은 이렇게 갑니다. 누가 왜냐고 할 연유나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우린 코흘리개때부터 운명적 만남으로 지금까지 같이하는것 뿐입니다.

그것은 가장 순수함을 같이한 사람만이 느끼는 흰도화지 같은 생각입니다. 오늘만큼은 별이 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