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7. 07:45ㆍ간이역
4월 25일...
아내가 면사포쓰고 제게로 온 날입니다... 몇 주년 어쩌고 할 여유가 없습니다.
아내의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까요. 퇴근 하기전 마플로 문자를 보냅니다.
저녁이나 나가서 먹자고... 그래서 아내가 좋아하는 황소곱창집으로 갑니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바람에 제법 한기가 느껴지지만...
집사람과 소줏잔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결국 장모님 이야기에 눈물을 보입니다.
"잘 한건지 모르겠어요...", "후회도 되고 죄스럽기도 해서 마음이 아파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보노라니... 제 눈도 성치를 못하더군요.
제가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내 블친님들이 위로를 해주셨는데... 다들 그만한 경험들이 있으신 분들인데...
전문시설로 모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셨어..."
"당신들도 처음엔 어려운 마음으로 맘고생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방법이 최선이라고 하시는 거야.... 나중에도 결과가 좋았다고 해..."
경황이 없었던 집사람은 오늘이 결혼 기념일이란 사실도 잊고 있었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집사람을 위해 과감히 곱창 1인분 추가 했습니다.
(3인분 17,000x3=51,000원 소주 3병 9,000원 합이 육만량 들었습니다...^^*)
변변치 못한 제게 와서 투정없이 두 아이 다 잘 키우고...
노모의 시집살이도 다 견디어낸 아내... 너무나 고맙습니다.
사실 신혼이 지나고 조금 되었을때 어머니와의 관계가 어땠는지 모르고 지냈었습니다.
어느날 일찍 퇴근해서 집에 왔는데... 집 마당에 밥상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그때 엄청 충격을 먹었죠... 전 고부간에 그저 원만히 잘 지내는 것으로만 알았으니까요.
아무 이유가 없더군요, 그저 미운며느리에게 죽 끓여오라는 그런 식이었다는걸 알았으니까요.
누님과 상의끝에 단칸방을 얻어 분가를 하였지요.
그후 어머님이 편찮으실적 마다 아내는 지극정성을 다했습니다.
허리 수술을 받으셨을때는 집사람이 직접 대, 소변 받아내고 병상에서 간호를 했습니다.
그러한 며느리의 정성에 어머니는 마음을 완전히 돌아스셨습니다.
지금은 아들인 저 보다 며느리가 우선순위 입니다...
당신이 몰래 숨겨놓은 비자금(?)도 집사람 물려준답니다...^^*
제가 이런 복을 누릴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팔불출이라 하셔도 좋습니다.
제겐 이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짝' 이니까요...
블친님들의 격려와 경험담을 들려주고 아내도 이내 수긍을 하고 마음을 편히 갖기로 서로 약속했습니다.
잊지못할 2012년의 4월의 봄 밤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용기와 격려를 주신 모든 님들께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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