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리신 장모님과 이별했습니다...

2012. 4. 24. 06:29간이역

토요일부터 내리던 봄비는 일요일이 되어도 그칠 기미를 보이질 읺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조그만 앞마당에 있던 말라버린 화초를 담았습니다.

7년간 치매를 앓던 장모님과 오늘이면 마지막날을 보냅니다. 월요일이면 요양원으로 모시는 날입니다...

 

  

빗속에 라일락꽃은 함초롱이 피어나건만... 이제는 이별을 준비하는 슬픔이 피어나는 것입니다...

 

 

7년 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건망증 증세가... 오늘의 이별을 가져다 주리란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토요일엔 부산과 서울근교에 사시는 작은아버님 내외분, 큰고모님, 작은고모님 내외분이 오셨습니다.

이젠 알아보지도 못하시는 장모님과 마지막 눈인사라도 하셔야 해서였습니다.

당신의 조카들도 왔건만... 한번의 알아보심도 어려움 이십니다.

 

 

일요일엔 부천에서 장모님 동생이신 이모님이 이모부님, 그리고 조카들과 함께 오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알아보시는 일은 어렵기만 합니다.

안타까움에 지나는 시간은 천천히도 빨리도 아닌...  그저 하염없이 지나만 갑니다.

 

 

그저 집에만 가자고 보채시는 장모님... 가슴속에서 떨림이  속앓이 처럼 밀려옵니다...

시간은 밤으로 향하고, 이젠 진정 이밤이 가면 사랑하는 장모님과의 이별입니다....

 

 

맏사위로 살아온 26년... 변변치 못한 사위를 크게 사랑하시고 보살핌을 주셨던 장모님...

당신을 어찌 보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그 많은 사랑 어찌 보답해야 할런지요...

붉은 마음에... 하염없이 눈물만 비처럼 내립니다... 그저 사랑합니다...라는 마음속 울림만 가슴에 남아 메아리 칩니다....

운명의 날은 왔고... 처남댁과 집사람이 장모님을 모셨습니다...

차마 바라볼 엄두가 나질 않아서...  가슴앓이만 해대고 말았습니다.

2012년 4월23일의 슬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