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노을... 성산대교를 지나며】

강원도에서 올라와 사무실에 잠시 들렸다 집으로 왔습니다.

처가쪽 큰고모부님 생신이라 광명쪽으로 향합니다.

처남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가노라니 성산대교 서쪽으로 해가 넘어가기 시작합니다.

겨울의 짧은 해는 그 소임을 다하고 휴식처로 향하고 있습니다.

집에 카메라를 놓고 오는 바람에 스마트폰 꺼내 해를 담아봅니다.

 

 

언제부터인가...

석양을 바라보면 공연한 아쉬움과 허탈함이 마음을 뒤덮곤 합니다.

세월을 바라보는 느낌이 달라진 탓인것 같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석양이 외롭고 슬퍼보이는 까닭은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건 

아닌지 반문하곤 합니다.

 

 

교각의 원형구조물 사이로 빠르게 지나가는 석양을 아쉬워 합니다.

언젠가는 저 석양을 닮아야 하는 삶의 궤적...

저 태양과는 달리 우리네 생은 석양을 넘기면 다음 아침이 없는법...

그래서 바라볼수록 소중하건만, 그다지 여유롭지 못함은 아마 수양이 덜된 탓도 있으리라...

아님 아직도 남아있어 버리지 못하는 욕심의 산물은 아닐런지...

 

 

무엇이 그리 급한지...

잰걸음으로 넘어가는 석양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언젠가는 모든것 떨쳐내고 저 산 넘어로 사라져갈 삶의 이야기들...

나엔게는 언제가 되어야 느림의 미학과 여백이 주는 넉넉함을 아우룰수 있는 조화를

이룰수 있을까...?  되뇌어 봅니다. 

 

 

목동아파트를 난방하는 굴뚝은 연신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이 추운겨울, 단 한시라도 저 굴뚝에 연기가 멈추면 인간은 실로 하찮은 존재로

추위에 내던져지는 신세가 될것입니다.

세상을 오염시키면서도 없으면 안되는 존재입니다.

사람은 참 이율배반과 적절히 타협히면서 자연을 유린하는 이상한 재능이 있는듯 합니다. 

 

 

잠시 석양의 궤적은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길이 주는 높, 낮이는 이렇듯 석양의 흔적을 감추기도 합니다.

삶과 마찬가지로 길 또한 굴곡지고 요철이 있기 마련인것 같습니다.

 

 

간신히 되찾은 석양의 마지막 모습을 하릴없이 바라봅니다.

그저 놓치지 않으려 해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석양은 닮지 않으려 하여도 누구에게나 도착하는 하늘의 편지일겁니다.

그 편지가 오는날 까지 주워진 모든것에 충실하려 합니다.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고 가족과 친구, 이웃들을 위해

저 석양처럼 아름답다는 마음을 전해주는 그런 시간을 보내려 합니다.

비록 내일의 태양은 없다 하더라도 넘어가는 석양을 아쉬워 하지 않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