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습니다. 오늘도 아내는 집에서 쉰다고 합니다. 차가운 겨울날씨가 집사람에게 나가자고 강요하기가 뭤하더군요... 파주쪽을 돌아보기로 하고 일단 중간에 있는 행주산성에 들렸습니다. 가지 치기를 해놓은 은행나무가 헐벗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주차료 2,000원을 내고 들어왔습니다. 행주대첩으로 유명한 행주산성의 입구입니다. 대첩문이라 명명해 놓았습니다. 이곳도 해맞이 축제를 준비중 이었습니다. 일단 산성의 안내도를 숙지해 봅니다. 주차비는 2,000원, 입장료는 1,000원 왠지 베보다 배꼽이 크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안으로 들어와 대첩문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권율장군의 동상이 서있습니다. 설치된 방향이 서쪽을 바라보고 계시기 때문에 아침엔 역광입니다. 부득하..

빨간등대를 뒤로 하고 오이도선착장쪽으로 내려가봅니다. 바다의 우유 굴을 손질하는 부부의 모습입니다. 삶이란 저런거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업의 현장, 손님 맞이를 위해 바다에서 수확한 굴을 부부가 나란히 다듬고 있는곳... 그곳엔 숨기지도 않고 일부러 드러내지도 않은 순박한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다는 그런 느낌에 찬 겨울바람도 어느덧 훈훈하게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점포마다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난로가 한개씩 놓여있습니다. 윗부분이 넓적하여 난방과 석화구이를 겸할수 있는 그런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굴뚝마다 연기가 나지만 나무를 태우는 고소한 냄새기 때문에 역하지않고 좋습니다. 아무래도 겨울이다보니 소형어선들은 선착장위로 올라와 있는모습을 보여줍니다. 선착장엔 배 대신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소래를 떠나 오이도에 왔습니다. 예전에 들려본 오이도... 저렇게 개발되기전에 현대식 어시장 건물이 들어선 후 두어번 들려 수산물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 들렸더니 완전히 다른세상으로 바뀌었더군요. 이젠 이렇게 바뀐 모습을 본 터이라 그리 낯설진 않습니다. 제방을 따라 천천히 걸어갑니다. 그저 참 무지하게 많구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저 많은 음식점들이 수지타산이 맞기는 하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또한 횟값, 조개구이 등 음식물 가격과 질은 어느 수준일까도 궁굼해집니다. 휴일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상대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분들이 제법 많은듯 보입니다. 조금 걷다보니 오이도의 명물 빨간등대가 있는곳에 도착했습니다. 등대의 벽면은 애정게시판입니다. 어찌보면 귀엽기도 하지만 강아지 ..

지나온 길을 돌아봅니다. 그저 벌판처럼 펼쳐진 갯벌, 그리고 염전의 흔적들... 미처 남기지 못한 말들이라도 있는듯 합니다. 세월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한때의 영화를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이젠 휴식의 땅으로 돌아간 안도감이라도 표현하고 싶은건지도 모릅니다. 공원외곽으로 나있는 길은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의 전용도로인것 같습니다. 서서히 인적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풍차를 마주한 진사분이 보입니다. 무언가를 담기위해 고심중인걸까요? 저 길을 지나온 제모습도 저랬지 않았나 싶습니다. 말라버린 초지에서 맹수를 사냥하는 헌터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무엇보다 카메라를 들고 출사나오신 모습이 더없이 반갑기도 합니다. 샘플로 만들어놓은 소래염전의 길을 따라 가봅니다. 길이란 언제 걸어도 기분좋은 의미입니다. 만일..

초록색 함석모자를 눌러쓴 소금창고의 모습입니다. 지난세월 저 안엔 천일염이 그득히 쌓아놓고 떵떵거리던 염상들의 있었겠지요. 세월은 무작정 흘러 주인 잃은 창고들은 이제 답사여행에 나선 이들의 추억에 갈무리되고 있습니다. 어디엔가 유용하게 쓰여을 구조물은 이젠 더이상 할일이 없다는듯 벌러덩 누운채 영원한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세월의 무게는 창고를 한쪽으로 밀어놓았습니다. 위험하단 표지와 줄속에 갇혀있는 소금창고의 모습에서 왠지모를 측은함마저 느껴집니다. 머지않아 눈보라와 비바람에 스러질런지 모른 운명을 간직한채 2011년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장 낡아버린 옛적의 보물창고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굳게 닫혀진 창고의 문... 세월에 따라 썩어나간 목재며, 녹슬고 빛바랜 양철지붕, 덧대서 막아놓..

쉼터가 있습니다. 그러니 저도 잠시 쉬어봅니다.... 지루했을까... 또 다른 나의 흔적을 만들어봅니다. 그림자놀이, 이처럼 기형적으로 키가 크다면... 갑자기 실소가 나옵니다. 황량한 갯벌 끝자락에 웅장한 아파트단지가 마주서 있습니다. 자연의 부분과 문명의 부분이 맞닿아 있습니다. 이 바닷가와 마주 했던 곳까지 사람은 야금야금 잠식해와서는 그들의 영토임을 선언하며 콘크리트 덩어리로 성을 쌓아 놓았습니다. 그나마 생태공원이란 미름으로 보존된 자연이 있어 사람들은 자연친화적이라고 합니다. 원래의 상태가 이것은 아닐겁니다. 세월이 그들을 변하게 했을까요, 아니면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파괴 할까요... 이곳을 찾는 새들의 무리도 이렇게 숨어서 보아야 합니다. 탐조대란 그럴듯한 이름이 붙혀진 곳에서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