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달 4월의 넋두리

2011. 4. 15. 13:37간이역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엘리어트라는 영국시인이 쓴
황무지(荒蕪地)라는 싯구절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로 인해 4월은 잔인한 달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가장 생기있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봄의 길목이 인간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잔인한 황무지가 되어버린 셈이지요.

 4월...  결혼기념일이 있고, 아내와 큰딸의 생일이 있는달.

 그래서 내겐 잔인한가?

 공교롭게 큰아이와 아내는 음력으로 생일이 같은 날입니다.

 띠동갑에 같은 생일이지요.

 항상 큰아이는 양력으로 아내는 음력으로 생일 맞이를 합니다.

 한번인가 겹친적이 있던것 같습니다.

 두번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분명 축복 받은 날들 이건만,

 제 지갑에겐 불행하고 잔인할 밖에요~~

 아내의 생일이 내일(토요일), 큰아이 생일이 화요일, 결혼 기념일 25일...

 합동으로 하는건 없나요?

 몇일전 큰아이가 책을 사달라고 하더군요,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교수 작)

 사다주면서 "생일선물이야!" 했더니 쫀쫀하단 핀잔만 아내에게 들었네요...

 봄을 타는건지 무기력하고 멍하기만 한게...  친구가 나이먹는 징조라고 하더군요. 

 그것만이 전부 일까요?

 주변의 여건, 불확실한 미래, 모든게 힘들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하는것 같습니다.

 거대하게 일본의 지진이나, 원전의 방사능 오염사태를 이야기 하는것두,

 백두산 화산폭발이 언제 일어나냐 하는 불안때문도 아니고...

 정책실패가 가져오는 생활의 위기가 일반가정에 침습하는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거지요.

 물가, 아이들의 등록금, 언제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용불안,

 이런것들로 인한 아내의 힘들어 함, 무언가를 해보려 해도 만만하거나

 녹녹한 일자리도 없다는것. 또한 아이들 졸업후의 진로... (결혼은 스스로 알아서?)

 그리고 노후...  아무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 무대책함에 한숨 지으며 무기력해야 하다니......

 

 

 질적으로 상품 판매량이 눈에 띄이게 줄어들고 이익이 실현되지 않는 단계가 시작 되었습니다.

 봉급은 3년째 움직임이 없지요...

 그래도 작년만 하더라도 마음이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올들어 모든 여건이 어려워 지고 있습니다.

 넋두리가 길었습니다.

 잔인하건 복받었건 4월에 속한 생일과 기념일을 위해 가장으로서 할 일을 해야 겠습니다.

 못난 남자 하나 믿고 여기까지 와 준 아내를 위해,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알바간 천국이는 찾지말고, 희망이나 찾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