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9. 10:53ㆍ간이역
포구안쪽으로 들어가보니 비로서 사람의 모습이 보입니다.
봄나물과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지고 나와서 좌판을 벌려 놓은 인근의
할머니 몇분과 그 앞을 지나가는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습니다.
작은 어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여전히 이곳도 사람모습 보기가 어렵습니다.
언제부터 굳게 잠겨 있었는지...
녹이 잔득 슨 자물쇠가 오랜기간 비어 있었음을 대변해 주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배가 들고 나던 포구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
어디가 바다이고 어디가 갈매기의 놀이터였을지 분간조차 어려워진 땅...
그저 바라보기에도 황무지처럼 보이기만 하는 땅에는 지난 겨울을 보낸
무성한 잡초의 잔해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바다를 막아 땅을 얻었다 하지만...
원래 바다였던곳이 땅으로 바뀌면 어부는 농부가 될 수 있을까요?
마음속엔 저 황무지 처럼 휑한 느낌으로 착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콘크리트 축대 위에 얹어진 콘테이너 가건물들,
그 아래에 버려진 연탄재만이 이 땅의 주인이라고 말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착찹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어시장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그래도 싱싱한 해산물들이 있고 비록 많지는 않지만 수산물을 사려는 사람들도 눈에 띄입니다.
직접 조업을 하는 배의 이름을 딴 가게의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도 소래포구, 대명포구 처럼 주말에 차를 대기도 어렵고 어깨를 부딫칠 정도의
인파가 몰리는 것에 비하면, 이곳은 마치 파시의 끝물을 맞이하고 있는것 처럼 한산하기만 합니다.
해수에 담겨있는 바지락이 유혹을 하지만, 이미 입구에서 부터 기분이 상해버린
집사람이 뭔가를 시기위해 지갑을 열기엔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그저 "싱싱한데!" 정도의
말돌림으로 끝내고 해산물 구입을 포기 해야 했습니다.
이곳이 포구였다는 사실을 대변하듯 발위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는 조기의 모습만이
비릿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이렇듯 삶의 터전이 사라진 사람들이 언제까지 선창포구라는 이름 아래 생업을 유지 할 수 있을까?
생기를 앓어버린 포구, 더 이상 배가 들어오지 않은 포구...
상전벽해가 아니라 벽해가 황무지로 변해 버린 이곳에서 인간의 어리석음,
개발이 부른 지역경제의 몰락을 고스란히 보리라곤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인간미 가득 넘치고 갯비린내 그윽했던 포근한 포구와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던 인간의 터전 들은 자꾸만 사라져가고, 그 결과는 과연 어떨까요?
우리가 당면한 후손들에 대한 과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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