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9. 09:09ㆍ접사를 해볼까?
봄 야생화 마지막 편 입니다.
대충 돌아 다녔는데,왠지 그냥 발걸음 돌리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해서 얼레지를 만나러 다시 얼레지가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봄이야 내년에도 또 오고 이 꽃도 또 피겠지요,
하지만 내일을 기약치 못하는 것이 사람의 삶이다 보니,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지더군요.
이런 욕심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을 보니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런 생각도 잠시, 바라보면 볼수록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빛과 어울리는 모습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얼룩진 잎사귀 바닥에 펼쳐놓고 홀로이 솟아오른 모습이 곱습니다.
아마 제가 이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특이한 꽃의 모습과 연보라색이 주는
미묘함이 한데 어울린 모습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마치 젊은 아가씨가 각선미를 자랑하는 모습으로 보여 집니다.
위로 향하는 다른 꽃들에 비해 아래를 향하고 있지요,
할미꽃은 할머니의 허리에 비유한다면, 저는 이 꽃에서 도도히 굽어보는 모습을 연상하곤 합니다.
어쩌면 골드미스의 당당함이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현호색 꽃 뒤 꼭지는 새 세 마리가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다른 시선으로, 다른 느낌으로 바라봄도 새롭습니다.
빛이 살짝 바뀐 방향으로 바라봅니다. 오후의 햇살을 눈치 채고 있었나봅니다.
이별을 앞두고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매몰차게 돌아선 여인의 모습이 이럴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꽃에 작별인사를 보냈습니다.
앞이 아닌 뒤에서 바라봐도 꽃의 아름다움, 자연의 멋은 고스란합니다.
생명은 드러난 모습보다 뒤에 감춰진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불그레한 모습을 올려봅니다.
작별해야하는 아쉬움이 베어나서 그럴까요. 붉은 외로움이 밀려옵니다.
삼지구엽초 역시 학처럼 고고한 자태로 머물러 있습니다.
앵초의 연분홍 역시 이별을 아쉬워하는 저만의 느낌을 느껴봅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붓꽃과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2013년 4월의 봄꽃과 만남이 끝났습니다.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토요일에만 올려드린 이야기의 마지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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