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25. 08:07ㆍ여행지/인천
사글세(朔月貰), 오랜만에 들어 보는 말입니다.
말 그대로 월세지요, 월이 지나면 사그라진다 해서 붙여진 명칭입니다.
장독이 있는 집은 잘사는 집이라 할 수 있겠네요.
다닥 다닥 붙어있는 집들인데, 어디서 장을 담그고 보관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자녀들은 공부를 시키기 위해 무진 애를 쓰셨던 부모님들 이셨지요.
이 달동네에도 어김없이 영화포스터는 붙여지곤 했습니다.
비록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도 포스터까지 외면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쥐 잡이 포스터 시골서도 늘 일시에 쥐약을 놓고
또 잡은 쥐의 꼬리를 잘라 학교에 가져오라고 하곤 했었지요.
남학생들이야 그렇다 쳐도 여학생들은 정말 고역 이었을 겁니다.
맞습니다, 이런 집도 있었지요.
형편이 어려워 도배도 제대로 못하고 그저 신문지로 발라진
초벌도배의 모습 그대로 살던 집들도 있어지요.
잘 정돈된 부엌 쌀독도 큼지막하니 그래도 끼니 걱정은 없는
그런 집의 부엌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콩나물시루도 있네요.
가훈도 걸려 있고 달동네에서 아주 잘 사는 뼈대 있는 집안이라 하겠습니다.
가훈을 살펴보니 ‘정직일생지보, 충효백행지원, 근검성가지도’ 라 쓰여 있습니다.
역시나 안방엔 TV도 있고 작은 경대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화기까지 있네요.
방도 비교적 널찍하고 잘 정돈된 모습입니다.
1971년도 모 정당의 달력도 붙어있습니다.
앞서 보신 신문지로 도배되어있는 방과 비교가 되시지요.
이런 곳이 당시의 학원이라고 하는데,
아마 과외의 방식에서 시작한 학원의 원조 격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널찍한 곳도 있습니다.
수도국산 추억 스크랩이라 하여 당시의 달동네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이렇게 그림으로 표현을 해 놓았는데, 당시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이곳 분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모습이라 생각됩니다.
기획전시가 있는 곳에 들어가니 옛날 빙수기계가 보이더군요.
그리고 내 마음 대로 쓰는 낙서판도 있었습니다.
인형으로 만들어 놓은 모습이 있어 담아 보았습니다.
이 모습이 전하는 사연은 무엇일까요...?
겨울을 따뜻하게 나게 해주었던 연탄, 동시에 연탄가스 중독이란
아주 무서움을 겸하고 있었던, 하지만 달동네까지 어렵게 배달하는 모습에서 인정이 느껴집니다.
어린동생 등에 업고 장사나가신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해주었습니다.
비록 어렵게 살았어도 저렇게 가족이란 소중함을 지켰던 시절,
물질은 넘쳐나건만 정은 사라져 버린 지금의 세태가 너무 안타깝기만 합니다.
기념품을 파는 곳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물건들이 지금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사람이 알려줘서 담았습니다. 그 유명했던 ‘선데이 서울’입니다.
당시엔 한국판 팬트하우스라고 해야 할까요.
좌우지간 황색잡지로 아주 인기 있던 주간지였지요.
만화책도 진열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읽어볼 수도 있습니다.
문학과 예술에 나타난 달동네란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소설로는 조세희 작가님의 ‘난쏘공’이, 드라마로는 똑순이로 대변되는
‘달동네’, 영화로는 ‘꼬방동네 사람들’이 대표적이 아닌가 합니다.
‘아홉켤레의 구두...’와 ‘정든 땅 언덕 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같은 해 태어난 윤흥길, 박태순, 조세희, 세 작가의 작품이
마치 우연의 일치처럼 달동네에 대한 소재로 쓰여 졌다는 사실입니다.
이 문장이 무었을 말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우린 무엇을 느껴야 할까요.
저는 사람이 사는 모습, 즉 외적인 면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은 바로 서로에 대한 정과 배려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전된 모습을 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와
오성급 호텔, 불야성을 이루는 식당들이 있는 곳에서 시작된
이번 여행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되돌아간 달동네 이야기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달동네 이야기가 아주 먼 과거가 아닙니다.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곳들이 많습니다.
제발 무분별한 개발논리를 앞세워 서민들 삶의 터전을 없애버리는
그런 야만적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지녀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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