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의 가볼만한곳, 미술관 자작나무숲-3】

2012. 11. 17. 07:18여행지/강원도

저곳에 잠시 머물러 향 깊은 한잔의 커피를 마시고 천천히 이곳을 떠야야 합니다.

 

 

가장 좋은것은 편안함입니다.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 좋은곳입니다.

 

 

또한 조용함이 있어 좋습니다. 목소리 높이지 않아도 조근조근 대화를 나누기 충분합니다.

 

 

익어가는 가을이 있어 더욱 좋습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눈이라도 내리면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통해 진한 나무냄새가 퍼져나갈겁니다.

 

 

큰 꾸밈이 없어도 좋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편안함 속에서 집사람과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며 잠시의 여유에  행복합니다.

실내엔 작가분과 사모님, 그리고 작가분의 은사이신 연세 지긋하신 원로작가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들도 대화를 나누고 저도 아내와 이야기 합니다.

원래 실내사진을 잘 찍지 않기도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서 셨터를 끊는 소리는 예의에 어긋나겠지요.

 

 

은은한 커피향을 가슴깊이 간직하고 나왔습니다. 작지만 우아하고 예쁜 닭이 한쌍 있었습니다.

 

 

무늬가 독특하여 한눈에 들어 옵니다. 잠시 쪼그리고 앉아 둘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비록 우리에 갇혀있기는 하지만 둘이라서 외롭지 않고 좋았습니다.

우리도 어차피 세상이란 울타리에 둘러 쌓여 지내긴 마찬가지 이니까요.

 

 

아직 피우지 못한 꽃망울이 무거워서 일까...?

 

 

잔디밭 가운데있는 작은 나무와 돌...  저 나무가 자라는 만큼 돌도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선이 머물고 마음이 가는 모습들이 좋습니다.

 

 

각자의 특성에 따라 빨리 월동을 준비하는 가지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지난 계절의 흔적은 간직하고 아쉬워 하는 모습입니다.

 

 

소중한 추억하나 갈무리 하고 아쉬운 작별의 시선을 줍니다.

 

 

이제 이 문을 통해 나가면, 다른 시간 다른 모습으로 다시만나게 될것입니다.

이곳 팜플릿에 좋은 글이 있어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사물은 우리들의 시선에 대하여 저마다의 시선으로 응답한다.

사물은 우리가 그것을 무심한 눈으로 보기 때문에 무심해 보인다.

그러나 맑은 눈에는 모든것이 거울이다.

솔직하고 진지한 눈길에는 모든것이 깊이를 가지고 있다."

 ----- 가스통 바슐라르 ------

 

 

자작나무 하얀 방명록에 또 오겠노라 약속하나 새겨 봅니다.

 

 

여행은 아쉬움을 조금씩 남기고 다시 올 그때를 기다리는 설레임인듯 합니다.

 

 

자동차 위에 생을 마감한 잠지리가 조용히 쉬고 있었습니다.

잠자는 듯한 모습은 자신의 계절을 충실하게 살았다고 이야기 하는것 같더군요.

바람이 데려다 주는 데로 이끌려 가서는 자연의 또 다른 자양분으로 마지막 흔적을 지우겠지요.

 

 

다행하게 그 좁은 길로 다시 가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나가는 길이 따로이 있는것만도 다행이라 여겨졌습니다.

 

 

조용히 흐르는 개천을 바라보며 태기산으로 향하기로 합니다.

날이 비록 흐리지만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고 안개가 끼었으면 그런 대로 바라보기로 합니다.

 

 

천천히 목적지인 태기산 풍력단지로 향해봅니다.

 

 

가끔 아름다운 코스모스와 길동무도 해봅니다.

 

 

구두미라는 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산자락들은 화려하지는 않아도 수수한 단풍옷을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자작나무 인듯한 모습도 보여 반갑더군요. 바로 전에 헤어지고 나왔지만 자작나무는 다시금 이렇게 반겨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