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0. 09:22ㆍ여행지/경기도
수박의 속살보다 부드러운 색감으로 연꽃은 나그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네요...
비에젖은 연꽃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비가와도 표시가 없는 연잎...
빗물이 인생이고 연잎이 세상이라는 듯...
잠시만 자리를 내어주곤 이내 흘려버립니다.
인생에 무게가 쌓이면 그러하듯 연잎은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행하고 있습니다.
꽃잎은 하나씩 힘을 잃어가고 마치 땀을 흘리듯 연꽃은 그렇게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이제 막 몽우리를 만드는 연꽃, 그 화려한 꽃잎을 다 떠나보내고 새로운 씨앗을 잉태한 연밥...
윤회의 도리가 이곳에서 행하여지고 있네요...
드문드문 자리한 온전한 연꽃이 빗속에서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온통 물 만난 세상......
물길 한쪽에 나름대로 피어있는 들꽃도 빗줄기에 고개 숙이고 있습니다.
항아리분수대를 향하는 길은 이미 인적이 끊긴지 오래...
그 많던 꽃잎을 다 떨구고... 꽃잎은 익어가는 씨앗을 위한 자양분이 되어 사라집니다.
떨어진 꽃잎의 수고를 아는지... 커다란 연잎은 꽃잎의 마지막 안식처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복숭아가 익어가는 모습으로 고개를 숙인 연꽃......
비오는 날의 연꽃은 볼수록 다른 느낌과 변화를 가져다 주곤 하네요...
파장을 만들어내는 연못엔 수련잎만 둥둥...
수줍은 모습 살며시 내밀고 빗방울을 마중하고 있는 백수련...
비오는 날의 꽃밭은 혼자라도 좋을 정도로 수줍음이 가득한 청초한 모습들이 반겨줍니다.
자수련 두송이가 얼굴을 내밀고 있네요.
자태고운 수련의 모습에서 연상되는 얼굴이 쏫아지는 빗방울처럼 마음속에 내려옵니다.
수련의 모습. 그리고 비오는날의 수채화같은 모습...
그 모습들에 흠뻑 젖어봅니다.
몸과 마음이 비와 연꽃과 연잎, 연밥, 그리고 수련에 취하고...
마음은 항아리분수대의 물처럼 춤을 추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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