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님의 소풍
2010. 12. 21. 10:13ㆍ간이역
수년전 가족여행을 소난지도로 간적이 있습니다.
우연히 마주한 석양에 흠뻑 빠져 있다가, 찍은사진에
천상병님의 귀천(歸天)이란 시를 적어보았습니다.
언젠가는 돌아갈 저승, 때를 알 수 는 없지만......
과연 천시인처럼 아름다웠노라 할 수 있을런지,
한해가 저물어가는 요즘 부쩍 잡생각이 많아지는가 봅니다.
드러난 힘듬보다 빙산처럼 감추어진 고통이 많은것인지,
아님 지난한 삶을 바탕화면삼아 살아가는 여정이 고단한건지,
언제부터인가 '희망'이란 말이 마음속에서 희미해지는 그저
사전적 의미로만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보다 더 힘들고 고통받는 이들도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부끄러워 지기도 합니다.
왜? 나는 마음이 가난한 걸까, 자조섞인 반성도 해봅니다.
성장한 아이들이 중요한 부분의 의견을 달리 하고,
자신들의 인생에서 조그마한 자리조차 내주려 하지 않는다면......
결코 아이들 인생에 간섭하려는 것은 아니어도 섭섭하고
뒷감당이 두렵기도 한 무능한 가장의 자리.
남자는 그렇게 나이를 먹고 늙어가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마음을 씁씁하게 합니다.
굳이 무슨일이 있어서 라기보다, 문득문득 쌓여가던 생각이 우연히 찾아낸
한장의 사진을 통해서 겉으로 들어났네요......
하지만 끝까지 희망이란 의미를 잃어버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그저 넉두리 한번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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