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26. 08:05ㆍ여행지/경기도
드디어 고대하던 안성 남사당의 덧뵈기놀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일명 탈놀이라고도 하는 이 덧보기는 탈을 쓰고 덧(겹쳐 입거나 신는)본다는 뜻으로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우리고유의 남사당 놀이 중 하나입니다.
끊어질듯 하면서도 이어지는 우리의 정겨움에 취해봅니다.
모습을 담아가다 보면 그림자 하나 발걸음 하나에도 시선이 갑니다.
사쁜히 즈려밟고가 영어로 표현이 가능 할까요...?
아마 저러한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덩실덩실 하니 올라가는 다리는 마치 우리고유의 택견을 연상케 합니다.
어깨가 자동으로 들썩거리게 만들지요.
심장박동이 빨라지듯 긴박하게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물이 조용하게 흐르듯 여유롭기도 합니다.
징, 꽹가리, 북, 장구의 사물이 어울어진 합창은 아주 리드미컬합니다.
탈을쓰고 악기를 연주하면서 저리 박진감과 물흐르듯한 움직임을 반복한다는것이 보면 볼수록 존경스럽습니다.
게다가 상모까지 돌려대니.... 그야말로 신기에 가깝다 하겠네요.
우리의 핏줄에 흘러내리는 정서의 잠복감정은 소리 하나, 몸짓 하나에 고스란히 감응을 합니다.
이러함에 흠뻑 취하고 있으니 가슴이 쿵쾅가리기 시작을 합니다.
그러한 감정의 몰입과 흥분의 카타르시스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가는 느낌이 듭니다.
한도 있고 해학도 있는 우리의 고유성이 폭포수처럼 가슴에 흘러듭니다.
그것은 마치 어머니의 뱃속에서 들었고 느꼈던 생생한 박동이 되어 전해옵니다.
모였다 흩어졌다 앉았다 일어났다... 이리로 돌다가 저리로 돌고...
다양하면서도 자유롭고 가녀리다가도 웅장함이 내재된 모습들입니다.
사물이 들려주는 소리 또한 흥분과 진정을 오가는 시계추와도 같습니다.
하나의 소리에 나머지가 반응하고 또 그 반응에 또다른 화답을 건넵니다.
바로 소통과 상생의 조화로움이 가슴속에 밀려옵니다.
저절로 어깨를 비롯하여 고개도 끄떡거려지고...
입으로는 어린아이 옹알이하듯 옹알거려집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혼이요 영혼인듯 합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반응합니다.
아니, 원래부터 알고 있는 능숙함으로 반응을 하고 따라가는 감성을 느끼게 됩니다.
얼쑤..!, 지화자...!, 좋~타...! 는 그저 무심결에도 표현이 됩니다.
저 상모의 동그라미처럼 우리의 사상도 그러한듯합니다.
모나지 않으며, 태극의 상생과 우리가 사는 지구를 닮은 우리 고유의 철학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함은 자연과의 교류와 조화로움을 인격수양의 근본으로 삼은 우리네 정서이기도 합니다.
상생의 동그라미를 바라보면서 또다른 차분함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의 탈이란 위선의 탈이 아니고 해학과 풍자를 위한 하나의 도구이자 그 표현의 출입구였습니다.
그러기에 가리기 위함이 아닌 덧대는 형식인것이지요.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하실런지 모르지만, 똑같은 의미가 아님을 '덧뵈기' 라는 제목에서 찾을수 있습니다.
가리는 위선의 역할을 했다면 '가리기' 라고 했을겁니다.
이처럼 우리의 정서에는 부정적인 의미보다 긍정적인 의미와 함께 소통과 관용의 요소가 녹아있는거지요.
그리고 우리는 이러함을 신명난다고 하지요
뜻 그대로 스스로 일어나는 흥겨운 기분과 멋이 생기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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