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7. 18:50ㆍ간이역
차명진 의원 체험후기 전문
▶ 최저생계비로 하루나기 체험 후기 1
최저생계비로 하루나기 체험에 다녀왔습니다.
식사비 6300원을 받고 쪽방에서 1박2일을 살아보는 겁니다.
저보다 앞서서 몇 분이 다녀갔지만 한나라당 의원은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선배 경험자의 가계부를 조사했습니다. 한 컵에 800원 하는 쌀 두 컵에 1600원,
김치 한 보시기 2000원, 참치 캔 한 개 2000원,
생수 한 병에 500원, 이렇게 해서 모두 6100원이 들었답니다.
받은 돈 전부를 착실히 먹거리에 썼군요. 쌀은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걸 샀고
부식은 근처 구멍가게에서 샀답니다.
전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제가 굶어죽을까 염려한 집사람이 인터넷에서
조사한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쌀은 800원어치 한 컵만 샀습니다.
그리고 마트에서 쎄일하는 쌀국수 1봉지 970원, 미트볼 한 봉지 970원,
참치캔 1개 970원을 샀습니다. 전부 합해 3710원. 이정도면 세끼 식사용으로 충분합니다.
점심과 저녁은 밥에다 미트볼과 참치캔을 얹어서 먹었고 아침식사는 쌀국수로
가분하게 때웠지요.
아참! 황도 970원짜리 한 캔을 사서 밤에 책 읽으면서 음미했습니다.
물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수돗물을 한 양재기 받아서 끓여 놓았지요.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지요.
나머지 돈으로 뭐 했냐구요? 반납하지 않고 정말 의미있게 썼습니다.
▶ 최저생계비로 하루나기 체험 후기 2
먹거리로 쓴 돈 4680원을 빼니까 1620원이 남더군요. 그중에서 1000원은 사회에 기부했습니다.
체험 내용 중에 쪽방촌 사람들 도우는 일이 있는데 제가 만난 사람은 1급 시각장애자였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1평짜리 골방에 박혀 매일 술로 지새웠습니다.
그 분을 부축하고 동사무소에 도움을 신청하러 가는데 인사불성에 속이 불편한 지 계속
꺼억댔습니다. 약방에 가서 제 돈 1,000원을 내고 속 푸는 약을 사드렸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는 걸레를 물에 빨라 방 청소를 해드렸는데 이불을 들자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혼비백산 달아나더군요.
바퀴벌레 알도 쓸어내고 청소를 마친 다음에 젖은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 드렸습니다.
기분 좋은 지 살짝 웃더군요. 하루밤을 잘 자고 난 다음날 아침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돌아오면서 조간신문 1부를 600원에 샀습니다. 문화생활을 한 셈이죠.
마지막으로 남은 돈은 20원이었습니다. 나는 왜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밥 먹으라고 준 돈으로 사회기부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겼을까?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 저처럼 될 수 있을까요?
단 하루 체험으로 섣부른 결론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요.
다만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습니다.
국가재정에도 한계가 있고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 <차명진 의원 누리집>에서
-----우선 이렇게 했으면 시원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 마인드에서 차이가 난다......
슬프고 고통스럽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구나.
국가의 삼권중 하나인 입법부의 국회의원이 이정도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면,
실로 통탄 할 일이다.
황제 운운해서가 아닙니다. 본질에서 한참을 벗어나 있습니다.
그러기에 네티즌들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한심하고 어처구니 없다. 이런 걸 개드립이라고 한다." 민주노총.
"축하한다. 굶어죽지 않고 살아난 것을, 그리고 6300원으로 잘먹고 사회기부하고 조간신문까지 사서 읽었다니 매우 자랑스럽겠다.
그리고 욕많이 먹어서 더 배가 부를 것이니 그 또한 자랑하시라."
출처 : 의원님, 고기만 먹다가 컵라면 먹으면 맛있죠? - 오마이뉴스
이보다 더한 격한 비방도 있으나 대략난감 수준을 넘어 조롱의 수준임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생존해야하는 소외받은 국민을 위해 진지한 자세를 왜 보여주지 못하는 걸까요?
무슨 대단한 체험수기처럼 올려놓고 마지막엔 발뺌 이라니......
많은 분들이 비판을 하셨기에 저는 그런 분위기를 전하는 정도로 마무리 하렵니다.
계속 붙잡고 있으면 마음만 상하겠지요.
하지만 이런 몰상식한 일들은 결코 잊지 않기위해 기록으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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