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여행, 백화산 태을암 태안 마애삼존불.】
모처럼 집사람과 길을 나섰습니다.
봄 바다의 향취를 느끼기 위해 향한 곳은 보석 같은 해변이 즐비한 충남 태안입니다.
우선 태안시내에서 가까운 백화산 태을암에 있는 태안 마애삼존불을 찾아갑니다. 이곳이 태을암의 입구입니다.
작은 암자이지만 아름다운 대웅전을 볼 수 있습니다.
운치 있는 계곡을 동천이라 칭하였다고 하는데, 이곳에도 ‘태을동천’이란 곳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소계’란 글씨도 보입니다.
그리고 약간 높은 쪽에 ‘감모대’란 글이 새겨진 좌대와 같은 곳도 있습니다.
해서 찾아보니, 숭유배불 정책을 펴던 조선시대 때,
지방의 수령이 부임을 해 오면 이곳에서 맞이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지방의 유생들이 이 감모대에 앉아 돌로 삼존불을 맞히는 놀이를
하였다고 합니다. 불교에 대한 수난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됩니다.
삼존불을 마주합니다. 전각이 보호 하고 있지만, 그 윤곽이 정확히 잡히지 않아 안쓰럽습니다.
얼마나 훼손을 당했으면 이 정도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아한 것은 가운데 있는 마애불이 가장 작다는 것입니다.
대게의 경우 가운데 석가모니불이 있는 것이 맞는데 말입니다.
천오백년의 세월을 견디어 온 모습입니다.
어떠한 사연이 있는지는 몰라도 그저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좋습니다.
역사의 오랜 부침을 견디어온 모습이 이러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거대한 화강암에 새겨진 불심은 시공을 격하여 남아있습니다.
역사나 규모나 이런 것들 보다, 보고 느껴옴이 더욱 소중합니다.
전각 밖으로 나와 있는 바위의 뒷부분입니다.
전각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세월을 생각합니다.
잘 보존하여 백제의 미소가 통일조국의 후손들에 이어지기를 말입니다.
대웅전을 바라보며 경내로 들어섭니다.
경내 마당 한편에 오래되어 보이는 지지석이 있습니다.
떠받치고 있던 역사를 어디에 내려 두었는지 외로움이 느껴졌습니다.
봄 햇살이 장독대를 파고드는 날입니다.
올라오면 입구에 있는 백조암이란 이름을 지닌 바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