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휴양림, 장흥자생수목원 # 1】
추석연휴가 끝나갈 무렵, 자연을 찾아 나섰습니다.
서울근교에 자리한 장흥자생수목원이 그곳입니다. 구절초 한 송이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꽃이 많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고 가볍게 나선 곳인데, 의외로 어여쁨이 반겨주니 좋습니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가벼운 산책을 나선 길입니다. 잠시 시선을 가로등에 머물러 봅니다.
그곳에는 가을이 꽤 깊어진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꽃의 이름보다, 그 모습이 주는 느낌을 찾고 있습니다.
삼 개월 넘게 제대로 잡아보지 못한 카메라, 생활은 그런 시간도 포함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모습이 있고 이렇게 자연 속에 들어오면 늘 반겨주는 모습들이 있어 좋습니다.
꽃이 지는 계절이 더 가까워졌지만 이런 아름다움을 천천히 찾아보는 것도 가을이 주는 선물은 아닐까합니다.
무척이나 뜨거웠고, 영, 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지난여름,
그 혹독함을 지내고 맞이하는 아름다움은 더 치명적인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미 화려한 날을 보내고 또 다른 계절을 준비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모습이 있는 곳, 자연은 그런 것들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줍니다.
그래서 여유와 차분함으로 하나 둘 그 모습들을 마주합니다.
마치 계절이 저장되는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저 작은 꽃 하나하나에 사연들이 담겨있는 것은 아닌 가 해봅니다.
그저 길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 길 주변으로 수줍은 자태를 조용히 내보이고 있습니다.
반가운 미소를 맞이하듯, 고운모습에 머물러봅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스며듭니다.
100년이 넘는 잣나무가 즐비한 이곳은 저런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이란 우리 인간이 예측하는 것과 다릅니다. 이들은 주어진 여건에 따라 생존하고 공존합니다.
위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방향으로 자랍니다. 그 필요는 바로 자연의 법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꽃잎들이 꽃을 떠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은 서러워하지 않습니다. 꽃잎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본연에 충실하며 묵묵히 살아갑니다.
녹음이 남아있어 싱그러움도 함께하고 있어 좋습니다.
높은 곳에 있는 나무 쉼터엔 젊은 부부 인듯한, 모습이 보입니다.
행여 명절 스트레스나 명절 증후군으로 아내의 지친 모습이 있으면
이런 자연으로 나와 조근 조근 이야기 하면서 아내를 위로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