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6. 10:38ㆍ간이역
막내딸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아빠 등록금좀 내줘요~~" 뭔 소리인가해서 전화를 해봤습니다.
지금 학내문제로 총장 출근저지 투쟁중이라 시간이 않되니까 학자금 대출신청해서 승인 받아 놓았으니,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실행하면 자동으로 학교로 들어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은 못했습니다. 마지막 단계에 본인 인증서가 있어야 하더군요.
제가 본건 작은아이가 대출받은 금액과 한 학기 등록금 금액이었습니다.
(온달동굴을 나와서 돌을 쌓아 놓은곳에 써놓은 문구 "시험 잘보기")
고1때만 해도 대학을 안간다고 선언을 했던 아이인데 어느날 어떤 결심을 했는지 대학을 가겠노라 선언하고
공부에 몰입하더니 들어간 대학.
아이대신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한 학기 등록금이 330만원, 벌써 2학년 2학기 등록이니까,
입학금까지 한다면 대략 1,400만원 정도 앞으로 2년이 남았으니 1,300여만원 졸업후 합이 2,700여 만원이 됩니다.
이자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 대출원금을 어떻게 갚아나갈지 걱정이 앞섭니다.
작은아이는 인문계열이라 싸다고 합니다.
큰아이는 지금은 휴학 중이지만 미대쪽 이라서 4년동안 등록금만 대략 3,700만원 정도가 되더군요.
작은아이보다 약 1,000만원 정도 상회 합니다.
큰애는 지금 하고있는 알바로 자기가 직접 벌어서 이자를 내고 나름의 생활을 꾸려나갑니다.
작은아이는 변변한 알바자리도 못구하고 이번 여름 백화점 판매 알바를 한달동안 속된말로 빡세게 해서
번 돈이 110만원, 변변하게 용돈도 못주고 집사람이 부업으로 하는 일로 이자 및 조금의 용돈을 주지만......
그게 어디 한창 때의 젊은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나 하겠습니까.
필자야 아이에게 아껴서 이자내고 잘쓰라고 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편치 못한건 사실입니다.
큰아이는 다니는 학교의 교육을 질(내용)에 대한 의구심으로 고민을 하고 있고, 작은아이도 과연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 것인가 하는 회의를 갖고 있습니다.
큰아이는 요번 가을에 일본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번돈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려는 아이를 등록금 대출금이나 이자 문제를 들고나와서 여행길을 막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미래가 불투명하기에 그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지요.
작은아이는 학생회 활동을 하기에 "차라리 학생회장을 출마해서 회장직을 맡아서 그 쪽으로 스펙을 쌓아봐라" 라고
조언했습니다. 과연 제 말이 맞는건지는 모르지만 장학금 혜택을 받을 공부실력이 않되니 대외적인 인맥이라도
챙겨보라는 저의 얄팍한 계산이 깔려있음을 부인할 수 없더군요.
두아이가 원리금과 기회비용까지 포함 갑아야 할 돈은 대략 7~8천만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머리가 아퍼집니다.
과연 애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이 부채를 어떻게 감당할런지, 그리고 그렇게 고가의 교육을 받아서 제몫을 할런지.
돈을 저축하기는 커녕 생활고에 시달려야하는 젊은 백수들의 이야기가 들려올적마다 그 현실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될거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곤 합니다.
도대체 이런 비정상적인 사회를 누가 만들었을까요?
사학은 학생을 통해서 장사를 하고, 사회는 학벌을 통해 차별을 하고, 정부는 대부업을 통해 이자를 챙기고,
부모는 애타는 마음에 속만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당사자인 젊은이들은 신불자에 백수, 백조로 희망을 잃고,
결국 부모는 저 할미꽃처럼 꼬부라질때 까지 자식의 교육비와 이자를 부담하면서 변변한 노후대책 하나없이
궁국에는 폐지나 고물을 줏으러 다녀야 한다는 말인지......
지금 부채는 없는 상황이지만 언제 어느때 아이들이 신불자가 되는것을 막기위해 부모가 신불자가 되어야 하런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너무 부정적이고 우울한 이야기만 늘어놓앗습니다.
하지만 중산층이 붕괴되고 희망을 잃어가는 지금의 사회에서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부모님들은 동감하는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장 커다란 문제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희망찬 미래가 점점 사라진다는것이고 이것이 두렵습니다.
자식을 빚쟁이로 만들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누군가 반값 등록금으로 젊은학생들의 마음을 얻었다 하더군요, 그리곤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답니다.
이게 우리의 현실이지요, 그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정당화 하는, 문명의 발전 즉 먹고사니즘의
해결이 사고(思考)하는 문화의 발전을 후퇴시켜버린 과거 독재역사의 괴물같은 유물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고만것입니다.
내 아파트값만 올라가면 그만이고, 내 몫(정당한 몫이 아닌)만이 우선이고, 더불어 사는건 기념사진찍는
행사가 전부인 지도층을 만들고......
가정의 걱정거리를 거듭해서 생각해보니 사회전반과 국가적인 문제, 그리고 역사까지 기인이 되어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말이 있더군요 "한 세대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선 3세대가 걸린다" 즉 한 세대(30년)동안의 잘못과
오류를 바로 잡는데 걸리는 세월은 90년 이란 이야기입니다.
이말을 듯는 순간 이미 나와 우리 손자까지도 물건너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린 약 50여년의 독재역사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역동적인 국민이기에 희망이란 미래를 놓지 않으려 합니다.
그걸 넣는 순간 무지개를 잃어버린 소년이될 터 이니까요.
막내딸의 학자금 대출을 보고 심란한 마음을 적어보았습니다.
'간이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쌍둥이 돌잔치와 꼬마숙녀-1 (2010년 9월) (0) | 2010.10.11 |
---|---|
태풍'곤파스'에 의해 부러진 가로수 (0) | 2010.09.02 |
워크샵 이야기-태안 당암리 대원낚시 바다좌대(2009년10월)-9 (0) | 2010.08.09 |
워크샵 이야기-태안 당암리 대원낚시 바다좌대(2009년10월)-8 (0) | 2010.08.09 |
워크샵 이야기-태안 당암리 대원낚시 바다좌대(2009년10월)-7 (0) | 2010.08.09 |